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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

모델하우스 알바 후기(개꿀이라고?)

by 갉작 2020. 1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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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말하자면 신발장은 절대로 하지 마세요.
몸 갈아서 돈 버는 거예요. 허리와 팔다리가 튼튼하고, 쉴 틈 없이 움직이며 일하는 게 좋다! 싶은 사람들은 하셔도 됩니다.


1. 알바를 구한 곳과 근로 조건
알바몬에 있던 모델하우스 행사업무 알바모집 공고를 발견. 09:00-18:00(휴식 60분), 일급 69,000원(식사 제공)에 세금 3.3% 떼고 줍니다. 최저시급 정도지만 실제론 휴식 시간이 더 많아요. 유니폼 상의는 주고, 바지는 청바지나 슬랙스 편하게 입으면 돼요.

이름, 나이, 집 주소, 원하는 근무 기간, 사진을 문자로 보냈고, 다음날 아침(일요일)에 바로 출근하게 되었습니다. 15분 정도 일찍 출근해야 합니다.


2. 실제 근무 조건
제가 맡은 일은 신발장ㅎ 세 명이서 한 조가 되어서 30분마다 한 번씩 쉽니다. 8시간 근무지만 실제론 5시간 정도 일해요. 11시부터 식사시간이지만 휴식 시간이 계속 주어지기 때문에 30분 안에 먹어야 합니다. 밥은 먹을 만 했습니다. 아 중간에 간식도 줍니다.


3. 알바 후기
도착하니 사람들이 넋나간 표정으로 바닥에 앉아 있었습니다ㅎ(일 끝나고 생각해보니까 이해 감)


남자 알바생들은 짐을 날랐고, 여자 알바생들은 사은품으로 나갈 쇼핑백을 펼치고 갑티슈를 넣어서 수백개씩 쌓아둡니다. 그 과정이 ㄹㅇ 공장 같아요. 이 짤 생각나서 말하고 싶었는데 노가리 깔 환경도 못 돼요.

그리고 팀별로 맡은 파트로 가서 간단하게 설명을 듣고 바로 일해요.


*신발장 하는 일
1. 신발 주머니를 나눠주며 ‘신발 담아주세요’ 반복
2. 미리 슬리퍼를 15개 정도 깔아둔다(집게 있음)
3. 나가는 손님들이 벗은 슬리퍼 신발주머니 정리

두 명이서 이걸 하면 1,2번을 한 사람이 하고 3번은 혼자 하는데 1,2번만 계속 하다보면 나중엔 욕 나올 정도로 힘들어요. 계속 말하면서 주머니 주고, 동시에 슬리퍼 미친듯이 깔아야 하는데 바쁠 땐 집게로 하는 게 느리니까 허리 숙여서 슬리퍼 두 세트씩 깔게 됨요...

비도 오고 일요일이라 사람이 많겠어? 했는데 시작부터 끝날 때까지 계속 줄 서있습니다. 앞에서 체온 체크, QR 체크인, 인쇄물 배부, 손님들 장갑 착용하고 우르르 들어오는데 한 번에 삼사십 명씩 들어오고 숨 좀 돌리려고 하면 바로 다음 사람들 들어와요. 30분마다 한 번씩 쉬게 해주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이건 30분 넘게 하면 쌍욕 나와요.

그외에도 힘든 점 쓰자면 집게가 처음엔 다루기 힘들다는 거, 집게로 슬리퍼 집으려면 슬리퍼가 나란히 있어야 하는데 뒤죽박죽 돼있어서 손으로 집는 게 빠르다는 거, 집게 쓰니까 손가락부터 손바닥 빨개지고 통증, 팔 근육통이 다음날까지 남아있다는 거, 다리 아프고 허리가 나갈 것 같다는 거 대충 이런 것들이 있네요◠ ◠


*모델하우스 알바 꿀팁
1. 신발장 무조건 피하자.
2. 신발장 걸리면 나가는 손님들 슬리퍼 정리하는 거 하자(나가는 슬리퍼 정리 못 해서 쌓이는 건 괜찮은데 들어올 때 슬리퍼 없으면 안되니까 떨어지지 않게 허리 숙여가면서 신발 계속 깔아야 함).
3. 힘들어도 집게 사용하자(허리 나감).
4. 세 명이서 쉴 경우 첫 번째로 쉬지 말자(제일 빡세게 일하게 됨)
5. 끝나기 한 시간 전쯤 미친듯이 바쁘니까 시간 바꿔서 마지막에 쉴 거냐고 물으면 칼거절하자(5시 40분 마감이면 5시부터 숨도 못 쉴 만큼 바쁘고 사람 개많음).


3. 신발장 외 다른 파트
체온 체크 : 꿀
QR 체크인 : 목 터져라 여러 번 반복해서 안내하고, 간혹 안되는 사람들이 내는 성질 받아줘야 함.
인쇄물, 장갑 배부 : 꿀(걍 서있기만 하면 됨)
카페 : 개꿀 거저 돈 범, 코로나 때문인지 캔음료랑 사은품 나눠주는데 걍 앉아 있다가 잠깐 서서 음료수 주면 됨. 사람들 가져가는 거 지켜보기만 하는 듯.
동선 안내 : 한 자리에 서서 안내하는데 힘들어 보이지 않음.
주차 : 야외에서 일하다보니 qr, 신발장 외 다른 파트보단 힘들 수 있다고 봄.


4. 결론


신발장 하지 마세요. 일하면서 제일 현타왔던 건 들어오는 손님들 수 감당 안되고, 했던 말 수백번 하면서 허리 수그리고 양손에 슬리퍼 끼고 세팅중인데 똑같은 돈 받으면서 오른쪽에 앉아서 음료수 나눠주던 알바생 보는 거ㅎㅎ 전 이것 때문에라도 다시는 일 못 하겠더라고요.

그리고 일하면서 슬리퍼 깔고 있으면 ㄹㅇ 현타와요... ‘공부가 제일 쉽다는 게 맞는 말이구나.’ 하면서 살짝 슬퍼집니다ㅎ

(참고로 마스크를 쓰기 때문에 알바생들 외모, 나이 안따지고 랜덤 배치합니다. 예쁘고 날씬한 여자분들은 따로 구해서 유니폼 입고 설명, 안내하는 일 합니다)

그리고 이 정도 노동에 69,000원이면 많은 것도 아니에요. 차라리 다른 알바 알아보세요... 저도 많은 알바 해봤지만 여긴 아닙니다ㅎ 단기 알바 말고 다른 곳에서 주휴수당 받고 일하면 몸도 덜 상하고 편해요.


5. 장점
1. 신발장만 안걸리면 나름 일하는 시간 대비 돈 많이 주는 거라고 할 수 있다.

2. 생각보다 성격이 좋은 사람들이 많다(신발주머니 공손하게 받고 감사하다는 말까지 해주시는 분들, 슬리퍼 정리하는 거 보시곤 벗어서 안에 차곡차곡 넣어주신 분들, 대충 놔도 되는데 신발주머니 펴서 위에 얹어주시는 분들) ㄹㅇ 배우신 분들... 일하면서 혼자 감동받고 마음이 따뜻해짐..


*개인적인 경험에 의거한 글이고, 업체마다 다를 수 있다는 점 알려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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