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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험

한라산 등반 후기(등린이, 성판악 코스, 준비물)

by 갉작 2022. 10. 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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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록담

10월의 첫날, 한라산에 다녀왔습니다.
드라마 속 한라산을 오르던 김삼순을 보고, 20대가 끝나기 전에 한라산에 가겠다고 마음을 먹은 게 계기였어요.

등산 초보이자 운동 부족 사무직인 저도 완등에 성공했으니 모두 성공하실 거예요!
간단한 등반 후기와 도움이 될 만한 꿀팁들을 정리해 봤습니다.



 

목차

1. 탐방 예약
2. 탐방로
3. 숙소
4. 준비물
5. 옷차림
6. 등산 과정(소요 시간)
7. 후기





1. 한라산 탐방 예약

정상인 백록담까지 갈 수 있는 코스는 관음사, 성판악 두 코스뿐이며 예약이 필수입니다.

* 한라산 국립공원 - 한라산탐방 예약시스템
https://visithalla.jeju.go.kr/main/main.do

 

한라산탐방 예약시스템

실시간 탐방로 정보 확인 하시고 안전한 산행 되세요. <!-- 064-710-9950 -->

visithalla.jeju.go.kr


위 사이트에서 예약할 수 있고, 탐방일 전달 첫째날부터 예약이 가능합니다.
(저는 10월 1일에 다녀왔고, 전달인 9월 1일~30일까지 한 달간 예약할 수 있었습니다.)
주말이나 연휴에는 예약이 빠르게 마감 되기 때문에 서두르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 예약 후에는 확인 문자가 오는데 예약 번호, 입장 QR코드 링크가 함께 있으니
지우지 마시고 보관해 주세요.
(실수로 문자를 지워도 홈페이지에서 로그인 후 QR코드를 다시 열 수 있습니다.)




2. 탐방로 선택(관음사/성판악)

대부분은 관음사-성판악 코스를 추천한다고 하는데요.
관음사 코스가 험하고 힘들긴 해도 경치가 아름답다고 하더라구요.

등산 초보인 저는 비교적 완만한 코스인 성판악-성판악 코스로 다녀왔고,
제겐 성판악 코스조차도 무척 힘겨웠지만 등산길이 너무나도 길고 지루했습니다.

하산할 때는 지나온 길이라 짧게 느껴질 법 한데, 비슷한 숲길이 끝이 나질 않더라구요ㅜㅜ
체력과 무릎이 괜찮으시다면 관음사 코스로 시작해 완만한 성판악 코스로 내려오는 걸 추천드립니다.
제가 다녀온 성판악 코스에 대한 간단한 정보입니다.


* 성판악 코스(9.6km)
1. 초보자가 오르기 적합하다.
2. 탐방로 중 가장 길며 경사가 대체로 완만하고 숲길이다.
3. 주차 공간이 적다.
주차하려면 5시 반 이전에는 도착해야 한다.(만차 시 문자 알림)
제주 국제대 주차장에 주차할 수 있으나 택시를 타고 이동해야 한다.
4. 휴게소가 없어서 근처 편의점에서 음식을 미리 사가야 한다.




3. 숙소

저는 한라산까지 셔틀버스를 운행하는 게스트하우스에서 머물렀습니다.
제가 묵은 게스트하우스는 간단한 음식(주먹밥, 라면, 생수)을 제공하고, 등산장비(등산화, 스틱, 가방, 보온병 등)의 대여가 가능한 곳이었습니다.

이곳에서 등산 스틱과 등산화를 대여했고, 받은 생수는 요긴하게 썼습니다.
(주먹밥은 아침 6시 이후 정해진 시간에 나눠주시기 때문에 그보다 이른 시간에 출발 예정이라면
물과 컵라면을 따로 챙겨주십니다.
마찬가지로 셔틀버스도 정해진 시간에만 운행을 합니다.)

게스트 하우스 이용은 1. 등산장비 대여가 필요한 분들 2. 한라산까지 편하게 이동하고 싶으신 분들에게 추천드립니다.
저는 셔틀버스는 이용하지 않았지만 장비 대여가 가능하다는 점, 한라산과 가까운 거리에 위치한다는 점에서 게스트하우스에서 머문 것에 만족했습니다.




4. 준비물

- 등산장비(등산양말, 등산화, 스틱, 백팩)
한라산은 돌산입니다. 등산화를 꼭 착용해 주세요! 등산화가 없으면 어떻게 올라 갔을지 아찔합니다.
스틱도 필수입니다. 하체 피로를 줄일 수 있어요. 돌산 오르고 내려갈 때 스틱 없이는 무섭고 불안하더라구요.
경험상 한쪽에 메는 가방은 추천드리지 않아요. 양쪽 어깨에 메는 가벼운 백팩 챙겨가세요.

- 무릎보호대
없으면 내려올 때 무릎이 아파서 걸을 수 없어요. 옆으로 걸으며 내려와도 소용 없어요…. 그냥 아파요.
저는 안 가져갔는데 친구가 가져온 보호대 한쪽만 했는데도 훨씬 낫더라구요. 꼭 가져가시길!

- 모자
시야를 방해하지 않는 선에서 사방의 햇빛을 차단할 수 있는 챙이 적당히 넓은 모자를 추천드립니다.
썼을 때 답답하지 않고 땀을 식혀주는 소재의 모자로 쓰세요. 바람에 날아가지 않게 모자끈 필수!
(일반 면소재 캡모자 비추합니다. 버킷햇 같은 걸 쓰세요!)

- 음식물
생수 1통, 포카리스웨트 1통, 새콤달콤, 젤리, 귤 3개, 에너지바, 삼각김밥 2개,
(젤리는 지퍼로 밀봉할 수 있는 걸 사가세요! 마이쮸나 새콤달콤 같은 소포장된 츄잉캔디류 추천드리고,
에너지바 필수, 귤 먹으면 힘이 나더라구요. 이온음료도 추천드려요.)
등산하면서 전부 다 먹고 마시고, 내려오니 아무 것도 남지 않았어요.

- 쓰레기 봉투, 물티슈
모든 쓰레기를 전부 가지고 내려 오셔야 합니다.
봉투 꼭 챙기세요! 쓰레기는 하산 후 입구 쓰레기장에 버리면 돼요.
물티슈는 가장 작은 걸로 일행 중 한 명만 챙겨도 충분해요. 쓸 일이 있긴 있더라구요.

- 편한 신발(슬리퍼 혹은 쪼리)
하산 후 가장 먼저 하고 싶은 건 등산화랑 양말을 벗고 가볍고 편한 신발로 갈아신는 것….
올라갈 땐 참 고마웠던 등산화지만 내려올 땐 발이 너무 갑갑하고 아팠어요.
발의 해방을 위해 챙겨가세요!

 


* 가져가진 않았지만 권장하는 준비물
- 선스틱
햇빛이 매우 강해 왼쪽 얼굴이 익어가는 게 느껴집니다.

 

- 쿨 패치
얼굴에 이거 붙이고 다니는 분들 많더라구요.

- 쿨토시
반팔을 입을 때 챙겨가면 좋아요.

- 뿌리는 파스
하산할 때 무릎이 매우 아프고, 스틱을 써서 그런 건지 몸에 힘이 잔뜩 들어간 탓인지 어깨까지 아파서
파스라도 있었으면 어땠을까 싶더라구요.

* 짐은 최소화 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해 보온병, 라면은 가져가지 않았습니다.
실제로 왕복 8시간 가까이 산을 타면 겉옷부터 모자까지 다 버리고 싶을 정도로 힘겨워요. 등린이라면 몸을 가볍게 하시길!




5. 옷차림

일행: 바람막이-반팔
나: 바람막이-얇은 집업-민소매-면 조거팬츠

이 날 최고 기온이 27도까지 오를 정도로 날이 좋았어서 오후부터는 햇빛이 뜨겁고 더웠습니다.
등산 시작하고 30분 정도는 이른 시간(5시 45분쯤)인지라 추워서 친구는 손 시렵다고 장갑까지 꼈는데

그 이후로는 줄곧 더워서 집업을 가져오고, 반팔을 입지 않은 것에 후회했습니다^^
그리고 더울 때 면 조거팬츠 입지 마세요….
이제는 날이 추워졌으니 저와 비슷한 계절과 날씨에 가실 분들만 참고해 주세요!





6. 등산 과정

* 등산 소요 시간
(총 7시간 반)
중간중간 정지 버튼을 누르지 않아 짧게 쉰 시간을 포함해서 이 정도 걸렸습니다.
오르는 와중에는 진달래밭 대피소에서 김밥, 귤 먹으며 15~20분 정도 쉰 게 가장 길게 쉰 것 같아요.

대부분 짧게 3~5분 정도 서서 숨 고르고 물 마시며 쉬었고,
체력 좋은 친구 한 명이 계속해서 나머지를 이끌어 줘서 이렇게나 빨리 하산할 수 있었어요.




잘 보시면 두 시간 정도는 쉬운 코스예요.
처음 한 시간은 숨 쉬는 게 힘들어서 조금씩 적응해가고, 두 시간까지는 코스가 쉽다 보니 한라산 별거 없네? 하며 갑니다.

그 이후 진달래밭 대피소까지는 가파르고 돌밭이어서 정말 정말 너무 힘들었던 기억이,,
조금 오래 걸리더라도 포기하지 않고 자기 페이스대로만 가면 괜찮을 거예요!




속밭대피소 입구였던 것 같아요.
이후엔 진달래밭 대피소까지 개고생했었고, 대피소 도착해서 찍은 사진밖에 없더라구요^^



백록담이 머지 않았을 때,, 이때 보는 풍경은 정말 아름다웠어요.
와, 아름답다 소리가 절로 나오더라구요.
이걸 보려고 산을 오르는구나 했었던,,
정상에 다다르기 직전 마지막 길이 정말 가파르고 굴러 떨어질까봐 무서웠지만 이겨냈어요….




너무 멋졌던 백록담!
너무 힘들었어서 이번 생에 다시 볼 일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한 번쯤은 꼭 가는 걸 추천합니다.




7. 후기

8시간 가까이 산을 타고 정상까지 다녀온다면 굉장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지만
산을 타면서 느낀 건 ‘힘들어 죽겠다’ 이 생각 하나. 다른 잡생각들은 들지도 않더라구요.

아쉽게도 깨달음을 얻지는 못했고, 등산 이후의 제 삶은 딱히 전과 다르지 않지만
원했던 등산을 무사히 마쳤다는 데에서 성취감은 느낄 수 있었어요.

이렇게 뭔가를 이룬 경험이 쌓이다 보면 인생을 살아갈 때 좋은 양분이 되겠죠?
저는 앞으로 더 많은 도전을 하려 해요!



* 현실적 후기
발, 다리(특히 종아리, 무릎)가 하산할 때부터 너무 아픕니다….
어깨에 힘이 잔뜩 들어가 어깨 통증도 장난이 아니에요.
(그렇다고 천천히 쉬어가며 내려가면 더 아파요. 참고 빠르게 내려가세요!)

영광의 상처인지 동행한 친구는 발에 물집이 크게 생기고 저는 엄지 발톱에 피가 고여 멍이 생겼어요.
하산 직후 전신 마사지를 받았음에도 종아리 통증이 5일은 가더라구요,,
한동안 계단 내려갈 때와 오를 때 주의하시길ㅎㅎ




제 후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정보성 글이 아닌 경험담에 가깝지만 이 글이 한라산 등반을 준비하는 분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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